열린마당
 공지사항
 포토자료
 보도자료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HOME > 열린마당 > 자유게시판
제목
변산에서의 '약초와 생태 살림살이 탐방'을 다녀와서
등록자 김서윤 등록일자 2022.11.07
IP 222.110.x.148 조회수 44

 

때이른 추위가 찾아온 10월 중순, 민족의학연구원에서 주최하는 ‘약초와 생태 살림살이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2박 3일의 일정은 전북 부안군의 변산에 위치한 ‘변산 공동체’에서 진행되었어요. 탐방 전, 자연 생태지향적 삶을 함께 살아가는 변산 공동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민의연에서 오리엔테이션도 마련해 주셨습니다.

 

사실 나고 자란 곳이 서울이라, 탐방 전에는 그 기간 동안 경험할 공동체 생활 방식과 자연 속에서의 삶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도 컸습니다. 혹시 생각보다 더 불편하지는 않을까, 되려 변산공동체에 불편이나 피해를 끼쳐드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전날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그렇지만 다녀온 지금, 걱정들은 무색해지고 변산에서의 나날들이 그립기만 합니다. 

 

처음 변산에 다다랐을 때, 공동체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감나무들이 기억납니다. 단감과 대봉이 흐드러지게 피어 우리를 맞이해주는 것만 같았는데, 변산 공동체 식구분들은 그보다 더 풍성한 마음으로 우리를 환영해주셨습니다. 변산에 오는 손님을 위한 따뜻한 배려 덕분에, 걱정했던 화장실과 숙소 등 생활공간은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도 깔끔했어요. 자연친화적인 삶과 불편함을 무의식적으로 연결 지었던 제 선입견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첫날 윤구병 선생님께서 공동체를 소개하시며 변산 공동체의 생태 살림살이를 자랑하며 말씀하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3무 농법(무농약•무비료•무제초)을 넘어 무경운과 무축분퇴비까지, 5무 농법을 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이어오고 계신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습니다. 훨씬 많은 수고와 땀이 들어가고 인력은 점점 부족해지는 데도, 생태에 최대한 무해한 방법으로 곡물을 길러내고자 하는 공동체 가치의 무게가 느껴졌기 때문이겠지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길러낸 곡물들은 다른 곡물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영양가를 머금고 있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정성껏 준비해 주신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둘째 날에는 대봉과 단감을 따고 벼를 베며 직접 농사일에 참여했습니다. 얼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허리는 부서질 듯하고 곡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그런데 공동체 식구 중 저보다 어린 친구들은 지치지 않고 능숙하게 일을 해내고 있었어요. 익숙해질 때까지 얼마나 많이 농사일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동시에 수고와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의 가치를 가벼이 여겼던 저를 뉘우칠 수 있었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변산이 이제는 힘들 때 찾아가고 싶은 고향이 된 것 같습니다. 짧은 2박 3일 동안 생태지향적 삶을 실천해 나가는 변산 공동체 식구들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지금까지의 제 일상을 되돌아보았어요. 내가 살아가는 공간과 먹는 것,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이룬다는 것. 삶과 자연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반드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신 민족의학연구원에 너무도 감사드리며, 다음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 의견 목록 (총0개)
 
아이콘
목록
이전 동의보감 강좌 후기
다음 행복마음학교 “몸·마음·관계를 돌보는 명상수련”